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취임 이후 저수익 자산 구조개편과 자사주 소각을 통한 자본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은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리튬 등 미래 성장사업에 다시 투입하고 있다. 다만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면서 그룹 전체 부채가 늘었고 신용등급도 하향됐다. 자본효율화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활용해 재무건전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장 회장의 남은 임기에서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자사주 6% 소각…자본효율화 2.2조 현금 창출
장 회장 취임 이후 비교적 뚜렷한 성과로 꼽을 수 있는 부분은 자본효율화다. 포스코홀딩스는 2024년 7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고 2024~2026년 발행주식총수의 약 6%를 분할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2024년 7월, 2025년 3월, 2026년 3월 각각 발행주식총수의 2%씩을 실제 소각했다. 2024년에는 별도로 약 1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신규 매입해 전량 소각하기도 했다.
사업 구조개편에도 속도를 냈다. 포스코홀딩스는 2024년부터 저수익 사업이나 그룹 전략과 연계성이 낮은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2조2000억원의 현금을 창출했다. 확보한 현금은 유망사업 투자 등에 재배치했다. 투자 확대와 동시에 저수익 자산을 걷어내 자본효율을 높이겠다는 장 회장의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이 실제 현금 확보로 이어진 셈이다. 포스코홀딩스는 구조개편 규모를 확대해 2028년까지 총 129건의 자산을 정리하고 누적 3조5000억원의 현금을 창출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포스코그룹이 진행 중인 주요 신·증설 프로젝트의 총투자 규모는 철강부문 6조544억원, 인프라부문 2조226억원, 이차전지소재부문 7조4056억원이다. 이 가운데 이차전지소재에는 이미 5조4167억원이 집행됐으며 향후 1조9889억원이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다.
장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그룹은 미국·인도 등 해외 철강 생산거점과 리튬·니켈 등 핵심광물 확보에도 공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올해 포스코는 인도 JSW스틸과 일관제철소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홀딩스는 호주 광산기업 미네랄리소스와 7억6500만달러 규모의 리튬광산 지분투자계약을 맺었고 포스코퓨처엠도 베트남 인조흑연 음극재 프로젝트 투자를 승인했다.
다만 미래사업의 이익 창출이 지연될 경우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만으로 투자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결국 포트폴리오 재편의 성패 역시 투자 이후 수익성과 현금 회수 속도에 달려 있는 셈이다.
총차입금 30조 넘어…신용등급 하향 조정
성장투자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포스코그룹의 재무 부담도 커졌다. 포스코홀딩스의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최근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1년 21조7410억원에서 2022년 24조3060억원, 2023년 25조9700억원, 2024년 25조9970억원, 2025년 28조492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는 30조404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 자금시재가 줄면서 순차입금도 증가했다. 2021년 3조5850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은 올해 6월 말 16조1060억원까지 늘었으며 같은 기간 순부채비율도 6.5%에서 25.1%로 18.6%p 상승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도 포스코그룹의 투자 확대와 이에 따른 재무 부담을 주요 위험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S&P는 2025년 3월 포스코홀딩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면서 철강 업황 부진과 중국발 공급과잉, 이차전지소재 사업의 적자 지속 가능성에 더해 크게 늘어난 설비투자를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이어 올해 3월에는 높은 자본지출과 부진한 영업환경으로 현금흐름과 재무지표 개선이 제한될 것으로 판단해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한 단계 낮췄다.
무디스도 올해 2월 포스코홀딩스의 Baa1 등급을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무디스는 조정 순차입금/EBITDA가 2024년 1.9배에서 2025년 2.2배로 상승하는 등 재무 레버리지가 약화된 데다 2026~2027년에도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높은 차입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을 이유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