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렙사와 광고 플랫폼들의 인공지능(AI) 경쟁력을 짚어봅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광고업계에도 번지면서 미디어렙(광고 매체 대행사) 업계의 AI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쿠키리스(제3자 쿠키 없이 이용자를 추적하는 방식)와 제로클릭(AI 에이전트가 검색 결과를 요약해 보여주는 방식) 시대로 접어들며 광고 매체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역량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 주요 미디어렙 중 한 곳인 CJ메조미디어는 올해 6월 AI 기반 통합 광고 운영 플랫폼 '애들리(ADLY)'를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전면 개편해 내놨다.
미디어렙사는 광고주와 네이버·카카오·구글·메타 같은 매체 사이에서 광고 상품을 기획하고 집행을 대행하는 회사다. 국내에서는 △ CJ메조미디어 △ KT나스미디어 △ 인크로스 등이 주요 사업자로 꼽힌다.
CJ메조미디어의 이번 개편으로 광고주와 대행사도 애들리에 직접 로그인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실제 매체 운영은 CJ메조미디어가 담당하고 대행사는 주로 인사이트와 리포트를 공유받는 방식으로 활용한다.
최근 서울 중구에 위치한 CJ제일제당 사옥에서 CJ메조미디어의 AX이노베이션담당 김기환 총괄, 김수현 AX팀장, 강인선 AD플랫폼팀장을 만나 애들리의 특징과 회사의 전략에 대해 들었다.
브랜드 하나에 SaaS 여러 개, 4단계로 엮었다
애들리는 단일 제품이 아니라 여러 SaaS 솔루션을 묶은 브랜드다. CJ메조미디어는 이들 솔루션을 탐색·전략·운영·분석 4단계로 구성했다. 탐색 단계에는 자연어로 매체 전략 정보를 찾아주는 AI 에이전트 'AnXer'가 자리한다. 전략 단계에는 벤치마크 데이터 추출 솔루션 '데이터샷(DataShot)', 예산 자동 배분 솔루션 '버짓 옵티마이저(Budget Optimizer)', 통합 도달 예측 솔루션 '리치 캐스터(Reach Caster)'가 있다.
운영 단계는 통합 운영 솔루션 '오페라(Opera)'를 중심으로 자동 입찰 솔루션 '비드옵트'와 '비드오토', 조건 충족 시 운영 액션을 자동 수행하는 'ifAd'가 맡는다. 분석 단계는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솔루션 '인텔라(Intella)'와 오디언스 반응을 인지·관심·유입 3단계로 측정하는 지표 'AIM'으로 구성된다.
가령 한 식음료 업체가 '신제품을 25~44세에게 알리려고 한다. 예산 10억원으로 TV와 디지털 광고를 함께 검토하고 싶다'고 요청했다고 가정해보자. 데이터샷으로 업종 평균 단가와 시장 조건 부합 여부를 먼저 점검하고 버짓 옵티마이저가 핵심성과지표(KPI)와 필수 매체를 반영해 예산안을 산출한다. 이어 리치 캐스터가 TV와 디지털 예산 배분에 따른 통합 도달률을 계산하면 표준 AI 엔진 '스핀엑스(SpinX)'가 이를 광고주 목표와 업종 맥락에 맞춰 해석해준다. 오페라로 매체를 통합 운영한 뒤 인텔라가 최종 대시보드를 만드는 흐름이다.
CJ메조미디어는 이 4단계를 관통하는 근간으로 13만여건의 캠페인 데이터를 모은 데이터 인프라 'AX-브릿지'를 꼽는다. 리치 캐스터는 디지털 매체 45개와 TV 채널 18개의 도달을 통합 예측한다. 데이터샷은 업종 대분류 22개, 중분류 156개 기준 데이터를 제공한다.
'감과 경험'에서 데이터 근거로
'마케터가 외부에서 질문을 하거나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동일한 답을 낼 수 있는 근거 데이터를 제시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CJ메조미디어가 강조하는 애들리의 핵심가치다.
스핀엑스는 예측이나 최적화를 직접 수행하는 모델이 아니라 각 솔루션이 도출한 결과에 캠페인 패턴 학습을 더해 해석을 붙여주는 역할을 한다. CJ메조미디어는 매체 단위를 넘어 광고 상품 단위까지 세분화한 분석을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이용자는 스핀엑스에게 평균 6회가량 질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J메조미디어는 향후 스핀엑스를 단순 해석 제공을 넘어 액션을 제안하고 실행까지 연계하는 에이전트로 고도화한다.
김기환 CJ메조미디어 AX이노베이션담당 총괄은 "개별 솔루션에 흩어진 AI 에이전트를 서로 연결하는 멀티 에이전트 구조로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애드 큐레이터와 버짓 옵티마이저 등 아직 사내에서만 쓰는 솔루션은 올해 안에 외부에 개방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