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 한파는 두나무가 본업에서 만들어내는 현금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상반기 7846억원이던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은 올해 상반기 257억원으로 96.7% 감소했다.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이란 당기순이익에 감가상각비 등 비현금성 항목과 매출채권·재고자산 같은 운전자본 변동분을 반영한 현금흐름표상의 수치다. 회사가 본업에서 실제로 벌어들인 현금이 얼마인지를 보여준다.
여기에 이자와 세금 지급 등을 반영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순유출로 돌아섰다. 장부상 순이익은 흑자를 유지했지만 실제 영업을 통해 들어오는 현금은 줄었다.
두나무가 보유한 현금은 오히려 늘었다. 2025년 말 4032억원이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올해 6월 말 7503억원으로 증가했다. 기존 운용자산을 회수하고 자산 구성을 바꾼 영향이 컸다. 정기예적금은 줄고 펀드 보유액은 늘었으며 자체 보유 가상자산의 장부가치는 가격 하락으로 감소했다.
영업활동 현금 순유출
21일 두나무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108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회사가 영업을 통해 실제 만들어낸 현금은 지난해보다 줄었다.
이자와 세금 지급 등을 반영한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지난해 상반기 5629억원 순유입에서 올해 528억원 순유출로 전환했다. 영업에서 만들어내는 현금이 감소한 데 이어 실제 현금흐름 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순이익과 현금흐름이 항상 같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매출과 비용이 회계장부에 잡히는 시점과 실제 돈을 주고받는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두나무는 흑자를 냈음에도 영업활동에서는 현금이 빠져나가면서 거래 한파의 영향이 현금창출력에서도 나타났다.
상반기 중 고객예치금은 2조원 넘게 줄었지만 이를 영업활동현금흐름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예수부채도 비슷한 규모로 감소해 현금흐름에서는 두 항목의 영향이 상당 부분 상쇄됐다.
예적금 줄이고 펀드 늘렸다
영업에서 들어오는 현금이 줄었지만 두나무가 보유한 현금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올해 6월말 기준 두나무의 연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5년 말 대비 86.1% 증가했다.배경에는 금융자산 이동이 있었다.
두나무는 올해 상반기 투자활동에서 5985억원의 현금 순유입을 기록했다. 정기예적금 등 기존 운용자산을 회수하는 동시에 다른 금융자산을 새로 사들이는 움직임이 함께 나타났다.
정기예적금은 2025년 말 약 1조2606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416억원으로 줄었다. 반대로 유동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가운데 펀드 보유액은 같은 기간 906억원에서 8467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현금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두나무의 현금창출력이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영업활동에서는 현금이 순유출된 반면 기존 운용자산을 회수하고 자산 구성을 바꾸는 과정에서 현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늘어난 현금을 전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6월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에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관련 법령에 따라 해킹·전산장애 사고에 대비해 적립한 약 800억원의 준비금이 포함돼 있다. 반기보고서는 해당 준비금의 사용이 제한돼 있다고 명시했다.
늘어난 현금이 회사 안에 그대로 쌓인 것도 아니다. 두나무는 올해 상반기 배당금으로 약 2000억원을 지급했다. 이는 지난해 실적에 대한 결산배당이다. 재무활동에서는 배당을 중심으로 약 1999억원의 현금이 순유출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약 3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순유출로 돌아선 상황에서도 배당 지급은 이어졌다.
다만 두나무가 정기예적금을 줄이고 펀드를 늘린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펀드 역시 어떤 성격의 자산이 중심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두나무 관계자는 펀드의 자산 구성과 운용 목적에 대해 "내부 운용 전략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보유 코인 장부가치 6900억원 감소
고객이 두나무의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맡긴 것과 별개로 두나무가 자체 보유한 가상자산의 장부가치도 낮아졌다.
두나무가 직접 보유한 가상자산의 장부금액은 2025년 말 2조256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조5644억원으로 약 6921억원 감소했다.
감소액 대부분은 가상자산을 처분해서가 아니라 가격을 다시 평가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재평가 감소액은 6878억원으로 전체 장부금액 감소액과 비슷한 규모였다.
두나무는 "가상자산 처분 항목에 출금 과정에서 발생하는 네트워크 수수료 등이 포함돼 있으며 영업 과정에서 판매 목적으로 사용된 처분 내역은 없다"고 밝혔다.
보유 규모가 가장 큰 비트코인(BTC)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BTC 수량은 2025년 말 1만6643개에서 올해 6월 말 1만6587개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장부금액은 약 2조1400억원에서 1조4800억원으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