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사업부문 인적분할 및 카카오인베스트먼트 흡수합병에 따른 지배구조 재편과 그 파급효과를 분석합니다.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사업 분리와 복합기업 할인 해소를 위한 인적분할을 발표한 가운데 완전자회사 소규모합병이 함께 추진된다. 반대 주주 지분이 20%를 넘길 경우 합병 절차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카카오가 제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주목된다.
카카오는 21일 회사를 존속법인 카카오X와 신설법인 카카오 AI로 분할하는 인적분할을 발표했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카카오X 0.64, 카카오AI 0.36로 결정됐다.
동시에 카카오는 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자산과 두나무 지분 등을 보유한 100% 완전자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카카오X에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일반적인 기업 합병에서는 피합병법인 주주에게 대가로 합병법인의 신주를 교부해야 한다. 그러나 카카오인베스트먼트 흡수합병은 지분 100% 자회사 간 합병이므로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무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완전자회사 합병 특성상 합병비율이 1대 0으로 설정되어 주식 수가 늘어나지 않으므로 기존 주주 가치가 희석되지 않는다.
이번 합병은 상법상 소규모합병 절차로 진행돼 카카오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되지 않는다. 주주총회 승인 역시 이사회 결의로 갈음된다.
소규모합병이지만…20% 반대·인적분할 무산 리스크
그러나 주식매수청구권 부재에도 불구하고 이번 합병에는 두 가지 변수가 잠재해 있다. 첫째는 발행주식총수의 20% 이상을 소유한 주주가 반대하는 경우다. 상법 제527조의3에 따르면 소규모합병 공고일로부터 2주 이내에 발행주식총수의 20% 이상에 해당하는 주주가 서면으로 반대 의사를 통지할 경우 회사는 소규모합병을 추진할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이사회 결의 갈음이 취소되고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는 일반합병으로 전환된다.
합병의 전제조건인 카카오 인적분할 자체의 성립 여부도 미지수다. 이번 소규모합병 계약은 카카오의 인적분할이 완성되는 것을 전제로 체결됐다. 따라서 12월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승인 안건이 부결될 경우 본 합병 계약 역시 연쇄적으로 자동 해제될 수 있는 위험 요소도 안고 있다.
강력한 환원책으로 주주 달래기 나선 카카오
인적분할 및 합병 발표 당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는 회사 측이 제시한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의 분할 비율(카카오X 64%, 카카오AI 36%)을 두고 주주 가치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카카오 AI가 향후 핵심 성장 동력이 될 핵심 사업부임에도 불구하고 신설 법인에 배정된 순자산 비율이 36%에 불과하다는 점과 소규모합병으로 인해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조차 행사하지 못한다는 점이 지적된다.
이에 대해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는 인적분할 비율은 각 사업 부문이 보유한 순자산가액 비율에 따라 배분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보면 두 법인이 유사한 수준이지만 재상장 시점에서는 시장이 카카오AI의 독자적인 AI 성장성과 기술 가치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카카오 경영진은 소규모합병에 따른 매수청구권 부재와 주주 불만을 달래기 위해 주주환원 계획을 밝혔다. 최근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매각 대금 1조6000억원 중 세금과 투자 원금을 제외한 금액의 30%에 해당하는 약 3000억원을 이번 분할과 연동해 즉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쓴다. 존속법인 카카오X는 자회사 배당수익의 30%를 배당하고 특별 투자수익 발생 시 30%를 즉시 특별배당한다.
카카오 AI는 기존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며 2026년까지 잉여현금흐름의 20~35%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투입한다. 이 가운데 7%는 현금배당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13~28%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활용한다.
2027년부터는 새로운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이 도입된다. 신규 정책에는 잉여현금흐름이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할 경우 주주환원율을 기존 30% 수준에서 최대 40%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된다.
2주간의 서면 반대 기간 동안 발행주식총수의 20% 이상을 소유한 반대 주주가 집결할지가 소규모합병 성립 여부를 가를 첫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날 "카카오AI는 매출 성장과 함께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도 큰 폭으로 개선해 2030년 영업이익률 30% 이상, ROE는 25% 이상을 달성하겠다"며 "성과를 기업 가치 상승으로 연결하고 주주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