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이 2532억원을 들여 자체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짓는다. 기술이전(LO)과 연구개발(R&D) 중심이던 사업에 대규모 생산자산이 추가된다. 자체 공장을 보유하면 생산을 직접 관리할 수 있지만 그만큼 가동률과 고정비도 직접 관리해야 한다. 보유 현금으로 건설비를 감당할 수 있는 만큼 공장 운영과 후속 신약 투자를 함께 이어갈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생산자산 확대, 자산구조 변화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대전 둔곡지구에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신설하는 데 2532억원을 투입한다. 투자기간은 2028년 9월30일까지다. 투자금은 2025년 말 연결기준 자기자본의 55.7%에 해당한다. 건물 공사와 설비·기계장비가 투자금에 포함됐다. 원료의약품(DS)과 완제의약품(DP)을 생산하는 시설로 조성된다는 것이 알테오젠 측 설명이다.
이번 투자로 알테오젠의 자산구조도 달라진다. 앞으로 3년간 건물, 생산설비, 기계장비 등 대규모 유형자산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공장 건설에 투입한 금액은 완공 전까지 '건설 중인 자산'으로 쌓이고, 설비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 건물과 기계장치 등으로 옮겨간다. 지금까지 크지 않았던 생산용 유형자산이 재무제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함께 커지는 셈이다.
투자 규모는 현재 보유한 유형자산과 비교하면 더 뚜렷하다. 올해 6월 말 연결 유형자산은 555억원으로 지난해 말 405억원에서 37% 늘었다. 이번 공장 투자액은 현재 유형자산의 4.6배다. 유형자산 가운데 토지는 같은 기간 165억원에서 308억원으로 87% 증가했다. 다만 알테오젠은 반기보고서에 상반기 토지 증가분의 위치와 용도를 별도로 나눠 적지 않았다.
지금까지 자체 보유한 생산설비는 연구와 공정 개발에 쓰는 수준이었다.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알테오젠은 50ℓ 규모의 동물세포 배양기와 정제 설비를 갖추고 있다. 개발 과정에서 생산 규모를 키우는 조건을 시험하기 위한 소규모 설비다. 상업용 제품을 대량으로 만드는 시설과는 용도가 다르다. 반기보고서에도 양산용 생산시설은 아직 보유하지 않는다고 기재했다.
자체생산 전환, 가동률·고정비
자체 생산시설을 보유하면 가동률이 새로운 변수로 들어온다. 위탁생산(CMO) 기관을 이용하면 생산설비는 외부업체가 보유하고 의뢰기업은 필요한 물량을 맡긴다. 자체 공장은 생산일정에 맞춰 설비를 직접 운영해야 한다. 어떤 제품을 언제, 얼마나 생산할지에 따라 설비 활용도도 달라진다. 확보한 생산물량을 공장 규모에 맞춰 얼마나 안정적으로 채우는지가 관건이다.
고정비 부담도 공장 가동 이후부터 커질 수 있다. 건물과 기계장치는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 내용연수에 따라 감가상각비가 발생한다. 생산·품질 인력과 시설 유지관리에도 비용이 든다. 생산량이 줄어도 일정 부분 계속 발생한다. 자체 생산으로 바뀌면 이 같은 비용도 직접 관리해야 한다. 회계상 감가상각은 설비를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된 뒤부터 시작된다.
상업생산 물량이 파트너 제품의 개발 속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ALT-B4가 적용된 머크(MSD)의 키트루다 큐렉스는 이미 상업화됐지만 임핀지와 릴베고스토미그의 피하주사(SC) 제형은 임상1상 단계다. 듀피젠트 고용량 SC도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완공 이후 상업생산까지 하는 데는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도 필요하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3년에 걸쳐 253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해당 바이오플랜트에서는 당사의 ALT-B4와 ALT-L9 등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지금까지 국내외 여러 CMO를 통해 제품을 생산해왔다"면서도 "회사의 중장기 성장전략과 바이오의약품 사업 확대를 위해 자체 생산시설 구축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공장 투자 뒤, 후속 성장투자
공장 투자 이후 자본배분의 핵심은 '생산시설과 다른 성장투자를 병행할 수 있느냐'다. 공장 건설은 향후 수년간 자금이 들어가는 새 투자처다. 동시에 자체 R&D와 외부 신약 도입에도 자금을 배분해야 한다. 생산설비는 준공 뒤 장기간 사용하는 자산인 만큼 투입한 자금이 오랜 기간 묶인다. 신약 투자는 후보물질과 개발단계에 따라 필요 자금과 지출 시점이 달라진다.
현재 재원만 놓고 보면 공장 건설 때문에 당장 외부자금을 조달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 올해 6월 말 별도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749억원, 단기금융상품 3510억원으로 합계 4259억원이다. 알테오젠도 기존 보유 현금으로 투자비를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신증권은 2분기부터 키트루다 큐렉스 판매가 확대되며 판매 성과 기술료가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본다.
공장 외 투자도 이미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R&D비는 489억원으로 전년동기 238억원의 두 배를 넘었다. 이 가운데 외주용역비가 33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10일 알테오젠이 향후 3년간 약 2500억원을 생산공장에 투입하고 나머지 자금은 외부 신약 후보물질 기술도입과 오픈이노베이션 투자에 활용할 방침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수의 물질이전계약(MTA)이 진행 중으로 모달리티의 확대와 신규 파트너 유입이 이어질 경우 타깃·품목 수 증가에 따른 대규모 플랫폼 LO의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며 "키트루다 SC 로열티를 기반으로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이를 신규 파이프라인 등에 재투자하며 ALT-B4 이후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가 기대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