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에서는 늘 진지하기만 한 〈시사IN〉 기자들, 기사 바깥에서는 어떤 생각을 할까요? 친한 친구의 수다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읽어주세요.기자 일을 하다 보면 “A를 해결하려면 B를 개혁하면 된다”라며 단순 명쾌하게 사안을 규정하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그러나 조금만 깊숙이 들여다보면 사안이 단순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사안 자체의 복잡성, 역사적 맥락, 이해관계자 간의 힘겨루기 따위가 누적돼 문제가 꼬인 것들이 많다. ‘내부자들’조차 이 일이 왜 이렇게까지 복잡해졌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는 사안이 한둘이 아니다.
예컨대 높은 농산물값의 주범으로 여겨지는 유통 문제가 그랬다. 유통의 각 단계에서 비합리적인 것들이 분명 존재했지만 이것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단칼에 결론짓기는 조심스러웠다. 도매시장 경매나 중도매인 제도는 과거에는 순기능이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역기능이 됐고, 그리하여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유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1인 가구 시대에 앞으로 더욱 커질 소매유통 단계의 비용(유통경비+이윤)은 여전히 ‘깜깜이’다. 언론에서 언급하는 소매 단계 유통비용 조사 결과는 극소수 표본조사일 뿐이다. 쿠팡 등 온라인 업체나 대형마트의 유통비용 역시 정확한 데이터가 없다. 앞으로 유통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지, “유통은 죄가 없다”라고 말하는 건 섣부르다.
부동산 문제는 어떨까. 내가 보기에 이건 정반대다. 어쩌면 단순한 사안이 누군가에 의해 아주 복잡하게 꼬였다. 그 ‘누군가’는 부동산 시장의 평범한 이해관계자(집주인들)일 수도 있고, 그들의 눈치를 본 정책 결정권자일 수도 있다. 분명한 건 부동산값이 오르는 동안 명백한 ‘투기세력’에 대한 개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 때 5주택 이상 보유자들과의 전쟁을 선포할 듯했다가 유야무야 넘어간 일이 대표적이다. 각종 세금, 대출 규제, 임대사업자 제도 등 그동안 ‘얕은 수’는 수없이 많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복잡성’만 키웠을 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표 계산’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통령의 단순 명쾌한 승부수가 ‘복잡해진’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에 복잡성의 외피를 쓴 우리 사회의 난제는 부동산 말고도 몇 가지 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