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네팔〉
수잔 샤키야·홍성광 지음
틈새책방 펴냄취재차 네팔에 가야 할 일이 생겼다. 네팔은 익숙한 듯 낯선 나라다. 고용허가제(E-9)를 통해 이미 많은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터를 잡았지만, 막상 이 나라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떠오르는 키워드는 히말라야, 카트만두, 힌두교, 다민족, 카스트제도, 왕정이 폐지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국가 정도다.
네팔에서 나고 자란 저자 수잔 샤키야 씨는 ‘지극히 사적인’ 시각으로 네팔을 풀어간다. 이 책 하나로 네팔을 단정할 수 없고, “내가 설명한 내용이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니라는” 저자의 조심스러운 태도에 이끌려 책을 펼쳤다. 저자는 네팔의 문화·역사·종교를 한국의 그것과 빗대어 설명하고 비평한다. 네팔에는 〈조선왕조실록〉 같은 기록물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저자가 군데군데 흩어진 기록을 모아 엮어냈다.
저자는 네팔 사람들을 ‘섞이지 않지만 밀어내지도 않는 사람들’이라고 요약한다. “서로 다른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존중한다. 다만 자신이 지켜야 할 것들에는 타협하지 않는다. 우리도 다른 민족끼리 섞일 수 있으면 좋다는 것은 알고 있다. 다만 그렇게 했을 때의 대가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이 크다. (···) 더디게 나아가는 네팔의 미래를 응원해주었으면 한다.”
네팔 정치권을 향한 평가는 매섭다. 많은 네팔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이주한다. 저자는 외국에서 민주주의를 배운 이들이 “자연스럽게 네팔의 정치 상황을 비판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청년 세대가 주도한 네팔 반정부 시위 끝에 2025년 9월 현직 총리가 사퇴했다. 올해 3월 새로 취임한 총리는 전직 래퍼 출신 발렌드라 샤로, 1990년생이다.
한국으로 일하러 온 네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책에는 없다. 다만 저자는 최근 ‘히말라야 청년들이 꿈꾸는 한국’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을 선택한 사람들이 한국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돌아가는지를 살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네팔 청년들에게 어떤 흔적을 남겼을까? 조만간 네팔에 가서 그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