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이 굽고 키가 줄었다면 단순한 노화로 넘겨선 안 된다. 힘을 줘도 허리가 펴지지 않거나 작은 충격 뒤 심한 등 통증이 생겼다면 척추가 보내는 위험 신호다. 안양샘병원 신경외과 최인재 과장은 "노인성 척추후만증은 자연스럽게 생기는 자세 변화가 아니라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노인성 척추후만증은 척추가 앞으로 굽은 채 힘을 줘도 펴지지 않는 고정성 변형이다. 정상 노화에서는 디스크 수분 감소와 근육량 저하로 자세가 약간 구부정해질 수 있지만, 의식적으로 자세를 바로잡으면 어느 정도 회복된다. 반면 척추후만증은 척추 자체가 변형돼 보행이 불편해지고 일상생활에도 장애가 생긴다.
등이 굽기 시작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골다공증성 척추 압박골절이다. 골밀도가 낮아진 척추뼈는 재채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정도의 충격에도 주저앉을 수 있다. 척추를 지탱하는 척추기립근과 엉덩이 근육까지 약해지면 상체가 점점 앞으로 기울고 등이 굽기 쉬워진다.
압박골절은 단순 요통으로 오인하기 쉽다. 침대에서 일어나거나 몸을 돌릴 때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등이나 허리의 특정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뚜렷하다면 진료받아야 한다. 최근 몇 달 사이 키가 2~3cm 줄었거나 등이 갑자기 굽었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최인재 과장은 "이러한 변화는 압박골절의 신호일 수 있으며, 골절 초기에 치료해야 연쇄 골절과 척추 변형을 막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후만증이 진행되면 몸이 앞으로 기울어 정면을 보기 위해 목을 뒤로 젖힌 채 걷게 된다. 쉽게 피로해지고 균형감각이 떨어져 낙상 위험도 커진다. 변형이 심하면 가슴 공간이 좁아져 폐가 충분히 펴지지 못하고, 복부 압박으로 소화불량과 식욕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등이 굽었다고 모두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 치료는 골절 여부와 신경 압박, 척추 변형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척추 보조기, 재활운동을 시행하고 골다공증 치료를 병행한다. 급성 압박골절로 통증이 심하면 척추체성형술을 고려하며, 신경 압박이나 보행이 어려울 정도의 심한 변형에서는 척추 교정·고정 수술이 필요하다.
평소에는 브릿지, 걷기, 수중운동 등 척추를 펴는 신전 운동이 도움이 된다. 반대로 윗몸일으키기처럼 허리를 반복해 앞으로 굽히는 운동과 양반다리, 쪼그려 앉는 좌식 생활은 피하는 것이 좋다. 최인재 과장은 "한번 굳어진 척추 변형은 비수술적으로 완전히 되돌리기 어렵다"며 "부모님의 키가 갑자기 줄거나 자주 쉬어 걷는다면 척추 엑스선과 골밀도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