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는 1980년대 처음 보고됐을 당시만 해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감염병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치료제의 발전으로 현재는 생존을 넘어 비감염인과 같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1990년대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 도입 이후 사망률이 크게 감소했고 최근에는 기존 약물의 부작용 부담을 줄인 통합효소억제제와 하루 한 번, 한 알만 복용하면 되는 단일정복합제까지 치료 옵션이 늘면서 치료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HIV의 최신 치료 전략의 중요성과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까지, 아주대학교병원 감염내과 허중연 교수에게 들어봤다.
HIV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진단 즉시 치료를 시작하고 꾸준히 약을 복용하여 빠른 시간 내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다.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지속하면 혈액 속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수준까지 억제되고, 면역 기능 또한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지 않는 것이다. 치료제 복용을 중단하면 바이러스가 다시 증식하고 면역 기능이 저하돼 기회감염의 위험이 커지고 바이러스 전파 위험도 높아진다. 그러므로 치료제를 복용함에 있어 불편함을 느낀다면 스스로 중단하지 말고 반드시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소화장애, 설사, 피로감, 어지러움과 같은 부작용이 약 10% 이내의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과거에 비해 그 정도가 상당히 개선됐고 약을 계속해서 복용하며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HIV 치료에서 가장 주목 받는 개념은 'U=U(Undetectable=Untransmittable)'다. 꾸준한 치료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면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HIV는 이제 만성질환처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인 것이다. 치료제 복용만 잘하면 질병 자체의 발생 규모를 낮출 수 있고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 또한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HIV 종식을 위한 ‘95-95-95’ 캠페인도 시행되고 있다. 감염인의 95%를 진단하고 진단받은 감염인의 95%를 치료, 치료 환자의 바이러스를 95%까지 억제하는 단계에 도달하자는 계획이다. 이러한 캠페인이 시작된 후 세계적으로 신규 감염인이 줄어드는 효과를 보고 있다.
HIV 치료는 지난 40여 년간 꾸준히 발전해 왔다. 효과는 물론 더 편리한 치료법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어 HIV는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관리 가능한 영역의 질환이 되었다.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편견과 인식에서 벗어나 진단 및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 앞으로도 중요한 과제다. HIV치료의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최신 치료 전략과 효과에 자세한 내용은 헬스조선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