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암'으로 불린다. 하지만 암이 진행되거나 췌장 머리 부분에 종양이 생기면 복통과 황달,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췌장암은 발견 당시 이미 진행돼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아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눈이 노랗게 변하고 피부가 심하게 가려운 증상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가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은 50대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6일(현지시각) 외신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스태퍼드셔주에 거주하는 제임스 타인(52)은 어느 날 갑자기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과 함께 손등과 발목 주변에 극심한 가려움증이 발생했다. 이상을 느낀 그는 곧바로 병원을 찾아 혈액 검사 등 정밀 검사를 받았다. 결국 지난 5월 타인은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타인은 비교적 이른 시기에 몸의 이상 신호가 나타난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검사 결과를 보니 종양이 담관을 압박하고 있었고, 그 덕분에 황달과 가려움증 같은 신체적 신호가 나타나 병원을 찾을 수 있었다"며 "췌장암은 별다른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2차 항암화학요법을 받고 있으며, 향후 치료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조직 검사를 통한 유전자 분석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려운 암이다. 췌장이 위 뒤쪽의 몸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어 종양이 어느 정도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생기더라도 다른 소화기 질환과 구별하기 어려운 비특이적인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복통과 등 통증, 체중 감소, 황달 등이 있다. 특히 췌장암이 췌장을 둘러싼 신경으로 퍼지면 상복부 통증이 나타나거나 통증이 허리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거나 갑자기 당뇨병이 발생하는 것도 주의해야 할 신호 중 하나다.
타인에게 나타난 황달은 특히 췌장 머리 부분에 종양이 생겼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췌장암의 60~70%는 머리 부분에 발생하는데, 이 부위에 생긴 종양이 인접한 담관을 압박하거나 막으면 담즙 배출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이로 인해 혈액 속 빌리루빈 수치가 높아지면서 눈의 흰자위와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 피부 가려움증 역시 담즙 배출 장애와 관련이 있다. 담즙 성분이 체내에 축적되면서 피부에 심한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췌장 몸통이나 꼬리 부분에 생긴 암은 담관과 거리가 있어 증상이 비교적 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췌장암은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만큼 다른 암에 비해 예후도 좋지 않은 편이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SEER' 프로그램 공식 통계에 따르면 췌장암이 췌장에만 국한된 상태에서 발견된 경우 5년 상대생존율은 44.3%인 반면, 주변 조직이나 림프절로 퍼진 경우 15.5%, 다른 장기로 원격 전이된 경우에는 3.2%로 급격히 낮아진다.
문제는 처음 진단받을 때 암이 췌장에만 머무른 국한 단계에서 발견되는 환자가 전체의 10%대 초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암이 췌장에 국한됐다면 수술적 절제를 고려할 수 있지만, 주변 혈관이나 다른 장기로 퍼졌을 때는 수술이 어려워 항암화학요법 등을 중심으로 치료하게 된다.
췌장암의 발생에는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함께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위험요인으로는 흡연, 비만, 당뇨병, 만성 췌장염, 고령, 가족력 등이 꼽힌다. 특히 흡연은 췌장암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직계 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여러 명 있거나 유전성 췌장염 등 유전적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에는 일반인보다 발병 위험이 높을 수 있다.
현재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확립된 췌장암 예방 방법은 없지만, 금연, 금주, 적정 체중 유지 등 위험 요인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이나 만성 췌장염이 있다면 꾸준히 치료받고 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