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심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한 다음날인 20일 더불어민주당이 법 왜곡죄 신설, 재판소원제 도입, 대법관 증원 등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의 신속한 처리를 재차 예고했다. ‘윤석열 사면 금지법’ 추진에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정치권 일각에선 “무죄든 유죄든 윤 전 대통령 사건이 여당 강경파가 추진하는 사법개혁의 불쏘시개로 활용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 수괴 윤석열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된 것은 사법 정의의 명백한 후퇴”라며 “대법관 증원법, 법 왜곡죄 신설, 재판소원제법 도입 등 사법 개혁을 확실하게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미 24일부터 본회의를 열어 사법 관련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당 지도부는 여기다 더해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과 윤 전 대통령 사면을 제한하는 법안도 추가로 거론했다. 정 대표부터 “조희대 사법부를 이대로 둘 수 없다”고 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무기징역은 사형 선고를 고대한 국민 상식과는 거리가 먼 판결”이라며 “윤석열이 교도소 담장을 걸어 나올 수 없도록 사면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조희대 대법원장은 탄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일부 여당 의원들이 “법원이 윤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설 연휴 전 법원이 김건희 특검 기소 사건에 대해 “수사 범위를 넘어섰다”며 잇따라 공소 기각 판결을 내리자 윤 전 대통령 사건에도 같은 법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여당은 이를 사법개혁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하며 법원을 비판했었다. 그러더니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는 이유로 대법원장 탄핵론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국회 법사위도 행동에 들어갔다. 설 연휴 직전 사법 관련 법안을 민주당 주도로 법사위에서 처리한 데 이어 20일에도 ‘내란범 사면금지법’을 상정하고 법안소위에서 일방 통과시켰다. 대통령이 국회 동의 없이 특정인에 대한 사면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특별 사면권은 헌법(제79조)이 규정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이날 통과된 개정안은 내란·외환죄를 저지른 자에 대해 대통령이 원칙적으로 사면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국회 재적 의원 5분의 3의 동의를 얻으면 사면이 가능하도록 예외 조항을 뒀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무기징역이면 충분했다는 태도로는 항소심에서 감형이 될지도 모르니 강경 드라이브를 계속 이어가려 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사면법 개정에 대해선 위헌 우려가 적지 않다. 서울 지역 한 대학 법학과 교수는 “사실상 특정인을 겨냥해 사면권을 제한하는 것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명백한 위헌”이라고 반발했다. 나경원 의원은 “(특정 대상에 적용되는) 처분적 법률로서 위헌성이 있다”며 “재판이 진행 중인 것에 적용 된다면 소급입법 금지의 문제도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