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운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자신이 종신 의장을 맡는 평화위원회 첫 회의에서 핵협상을 재개한 이란을 향해 “합의를 하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협상 시한으로 열흘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이름을 넣어 개명한 ‘도널드 트럼프 평화연구소’에서 주재한 평화위 회의에서 이란을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쟁지역(hotspot)’으로 칭했다. 이어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을 타격한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아마도 열흘 안에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위 회의를 마치고 조지아주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선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합의할 것”이라면서도 협상 시한과 관련해선 “(열흘은) 충분한 시간이고, 10일이나 15일 정도가 거의 최대한도”라고 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주변에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공군력을 집결시켰다. 여기엔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F-35와 F-22, F-15, F-16 등 주력 전투기 편대뿐만 아니라 공중급유기와 조기경보기, 지휘통제기 등 지원 전력까지 포함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미군이 중동에 집결한 공군력은 2003년 ‘이라크 자유 작전’ 이후 가장 큰 규모”라며 “단순한 무력시위가 아니라 몇 주간 지속할 수 있는 대규모 공중전 수행 능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아라비아해에서 작전 중인 니미츠급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에 이어, 핵 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함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와 영국 페어포드 공군기지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은 이르면 이번 주말 이란을 타격할 물리적 준비를 마쳤다”며 “백악관은 이미 국방부로부터 작전 준비 완료 보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이날 평화위 회의에선 전쟁에 앞선 협상과 평화를 강조했다. 그는 “평화보다 중요한 것은 없고, 평화보다 더 저렴한 것은 없다”며 “전쟁을 하게 되면 평화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의 100배가 든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압박에 맞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러시아와 연합 군사훈련을 벌였다. 프레스TV 등 이란 매체는 이날 “이란과 러시아 양국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 연안의 반다르아바스 항구를 거점으로 나포된 선박을 구출하는 모의 작전을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해군은 항공 사진 촬영, 전술 대형 훈련 등도 진행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17일 군사훈련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 일부를 일시 폐쇄하기도 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동부시간 19일 ICE선물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1.66달러로 지난해 7월 말 이후 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도 배럴당 66.43달러로 지난해 8월 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