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은 하늘이 내려준다’는 말도 있는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선 금메달을 2개 이상 딴 다관왕들이 많다.
노르웨이의 요하네스 회스플로트 클레보(30)는 크로스컨트리에서 금메달을 5개나 휩쓸었다. 지난 18일 남자 팀 스프린트를 포함해 10㎞+10㎞ 스키애슬론, 스프린트클래식, 10㎞ 인터벌 스타트프리, 4×7.5㎞ 계주 등 5개 종목을 제패했다. 1980년 스피드스케이팅 에릭 하이든(미국)에 이어 46년 만의 동계올림픽 5관왕이다.
2018 평창(금3), 2022 베이징(금2)에서 금메달 5개를 땄던 클레보는 동계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금메달 10개를 딴 선수에 등극했다. 하계올림픽을 통틀어도 두 자리 수 금메달은 미국 수영 선수 마이클 펠프스(금23)와 단 둘이라 더 타임스는 클레보를 “눈 위의 펠프스”라 묘사했다.
클레보는 2살 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스키를 줬던 외할아버지와 지금까지도 함께 훈련한다. 스키를 거의 ‘11자’ 형태로 번갈아 내딛으며 오르는 ‘클레보 클라임(클레보의 오르기)’을 펼친다. 스프린트 클래식 막판에 오르막을 시속 18.4㎞의 폭발적인 스피드로 질주하는 SNS 영상 조회수는 1300만 회에 달했다.
클레보는 레이스 직후 약혼녀와 키스나 포옹을 하지 않았는데 혹시나 모를 감염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는 21일 50㎞ 매스스타트까지 6관왕을 바라본다.
스위스의 프란요 폰 알멘(25)은 지난 7일 알파인 스키 남자 활강에서 이번 올림픽 1호 금메달에 이어 팀 복합과 수퍼대회전까지 3관왕에 올랐다. 17세에 아버지를 여읜 그는 여름에는 목수로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마을 주민들의 크라우딩 펀드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환경이 재능을 막아 설 수는 있어도, 꿈을 향한 간절함은 꺾을 수 없다는 걸 증명해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남녀 바이애슬론 캉탱 피용 마이예(34)와 쥘리아 시몽(29)도 3관왕에 올랐다. 다만 올림픽 4개월 전 동료 신용카드를 훔쳐 쇼핑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시몽은 팬과 언론을 향해 조용히 하라는 ‘쉿 세리머니’를 했는데 비난은 여전하다.
네덜란드 남자 쇼트트랙 옌스 판트 바우트(24) 등 2관왕 선수는 10명이 넘는다. 특히 알리사 리우(21)는 20일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총점 226.79점으로 24년 만에 미국 여자 피겨에 금메달을 안겼고, 단체전 포함 2관왕에 올랐다. 2022년 번아웃이 찾아온 그녀는 16세 나이에 돌연 은퇴했다.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났고, 운전면허를 따서 4명의 동생을 등교 시키는 등 삶의 소소한 즐거움을 경험한 뒤 2024년 복귀했다.
리우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떠나고 나서야 피겨의 아드레날린을 알았다. 메달을 떠나 ‘성장이 반드시 하나의 길 위에만 있을 필요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때로는 더 큰 성장을 위해 잠시 멈추는 것이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무대는 그저 자신이 준비한 연기, 매년 늘어나는 나무 나이테 같은 독특한 헤어 스타일, 새롭게 맞춘 드레스를 선보일 기회일 뿐이라고 생각했단다. 그녀는 그렇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우승을 거머쥠으로써 멘탈을 잘 관리하면 훌륭한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세상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