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다짐했죠. 지금 힘들어도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리라고.”
‘여고생 스노보더’ 유승은(18·성복고·사진)은 자신을 둘러싼 뜨거운 관심이 어색하고 긴장됐는지 한동안 운을 떼지 못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힘겨워했던 지난 1년이 떠오르자 그간 감춰놓았던 속마음을 조심스레 꺼내놓았다.
유승은은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의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친구들로부터 축하를 많이 받았다. 엄마 말로는 10년 전 유치원을 같이 다녔던 친구들의 어머니에게서도 연락이 왔다고 하더라. 오늘 한국으로 돌아가는데 빨리 반려견과 놀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유승은은 지난 10일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설상 최초의 여자 메달리스트. 이어 18일 열린 여자 슬로프스타일에서도 메달을 노렸지만 결국 불발됐다.
사실 유승은은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다. 지난 몇 년간 발목과 손목을 크게 다쳐 최근까지 일상생활도 힘들었다. 그러나 불굴의 의지로 이번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우뚝 섰다. 유승은은 “부상이 많았지만 주변 도움을 많이 받았다. 또 힘들 땐 ‘지금 힘드니까 잘 되는 날이 올 거야’라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선 2008년생 동갑내기 유승은과 하프파이프 금메달리스트 최가온(18·세화여고)의 등장이 화제가 됐다. 유승은은 “서로 많이 응원해줬다. 가온이는 1차 시기에서 그렇게 넘어졌는데도 3차 시기를 멋지게 완주했다. 친구지만 존경스럽다. 많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내가 아직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앞으로는 빅에어와 슬로프스타일 둘 다 잘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