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인들이 ‘생존연대’를 결성했다. 청년무용가 3257명을 포함한 5562명이 참여한 범무용계 생존연대는 18일 「대한민국 무용계 생존과 미래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 및 문화예술 지원기관을 향해 무용진흥법 조속 제정을 포함한 핵심 정책 개선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장르와 세대, 지역과 단체의 이해관계를 넘어 전국 무용인 1만 명의 참여를 목표로 서명운동이 시작됐고, 조흥동, 최청자, 배정혜, 양성옥 등 거장들을 비롯해 전국 200여 개 독립무용단과 전국 국·공립무용단원, 최종인, 정보경, 김재덕, 정철인, 조재혁 등 차세대를 대표하는 젊은 무용가들도 대거 동참하고 있다. 이번 호소문의 배경에는 국내 무용 생태계가 붕괴 직전에 몰려 있다는 무용인들의 인식이 있다. 우리 무용수들이 해외에서 성과를 거두며 K컬처의 위상을 떨치고 있는 이면에 그 밑거름이 되어온 국내 순수무용 교육은 기반을 잃어가고 있다. 한때 전국 52개에 달했던 대학 무용학과가 현재 30여 개로 대폭 축소·폐과된 상황과 전공자들의 일자리도 점점 축소되는 악순환 속에서 무용인들의 창작 생태계 자체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진단이다. 그동안 무용계는 대한무용협회를 중심으로 자생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서울시 뉴딜일자리 사업, 문체부 공연예술 인력지원사업 등을 통해 예술 분야 최초로 대규모 일자리 사업을 운영하며 총 1830여명에게 약 220억 원을 지원하고, 매년 1000여 명의 무용수가 참가하는 전국무용제 등을 통해 최근 5년간 2403건의 공연 기회를 만들어 왔다. 그러나 무용진흥법이 수년째 국회에서 표류하는 등 국가 차원의 법적 기반과 지속 가능한 정책 지원체계가 부재한 현재 상태로는 현장의 위기가 깊어질 것이라는 게 생존연대의 주장 이다. 이들은 무용진흥법의 조속한 제정과 전국체전에 비견되는 전국무용제 등 전국 단위 무용행사에 대한 지원 확대, 무용 일자리 대폭 확충, 무용 창작 및 예술활동 지원의 양적·질적 확대 등 4대 핵심 요구사항을 내걸고 총궐기와 행동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서명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조남규 대한무용협회 이사장은 “김기민, 박세은, 전민철 같은 뛰어난 무용수들이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 무용 생태계는 붕괴되고 있다는 괴리감이 엄청나다. K컬처의 글로벌 성취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국내순수예술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이 필수적”이라며 “대한무용협회와 한국발레협회, 한국현대무용협회 등 장르를 초월해 똘똘 뭉친 만큼, 정부와 국회에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