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영등포가 지난 5년간 만들어 온 가장 큰 변화는 시민의 역할을 전환하고 확장한 노력에 있다.
영등포문화도시센터는 시민을 단순히 문화 서비스를 누리는 ‘향유자’에서, 도시의 문화를 직접 만들고 제안하는 능동적인 문화생산자로 바라봤다. 살아가는 동네의 옛이야기부터 현재의 의미를 발견하고, 일상의 경험을 콘텐츠로 만들며, 삶과 밀접하게 변화를 이끄는 주인으로 동네의 공간과 정책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영등포구 전체로 연결되는 과정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도록 했다.
그렇게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평범한 일상이 5년간 축적되고 공유되며 영등포구만의 고유한 이야기로 이어졌고, 지금의 ‘영등포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 일상 속으로 들어온 예술, YDP EDITION
예술가의 창작 활동과 영등포구의 자원이 시민의 일상에서 활용되고 소유할 수 있는 리빙아트 소품으로 연결한 대표적인 사례가 로컬 콘텐츠 브랜드 ‘YDP EDITION’이다.
YDP EDITION은 예술가가 도시의 자원을 실생활로 활용할 수 있는 창작 활동으로 연결하고, 영등포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물을 시민이 일상에서 접하고 사용하며 예술가의 실용적 작품을 상품과 영등포구의 콘텐츠로 이어지도록 했다.
2025년 한 해에만 청둥오리, 03번 마을버스, 벚꽃 등 영등포의 상징물을 활용한 102종의 디자인 콘텐츠를 개발했으며, 더현대 서울, 콘래드 호텔, 무인양품 등 주요 상업 거점과 연계해 지역의 창작 콘텐츠를 널리 알렸다.
특히 서울디자인페스티벌과 영등포 봄꽃축제 등에서 방문객이 영등포의 굿즈를 직접 만나면서, 지역의 창작자와 시민의 감각이 도시의 콘텐츠가 되고 상업적인 유통망을 통해 확산되는 새로운 도시 브랜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 수변을 바라보는 시민의 시선이 만든 도시의 변화
시민의 관심은 도시의 생태공간으로 확장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시 환경의 생태적인 이슈’를 문화적으로 확산하는 ‘도시수변 디자이너’ 활동이다.
도시수변 디자이너는 산이 없는 영등포를 둘러싼 수변을 함께 가꾸며 살아가는 환경과 장소로 바라보며, 전시와 체험, 캠페인, 공공디자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며 수변에 새로운 문화적 활력을 더했다.
처음에는 수변을 이용하는 시민이었지만 이제는 “이 공간을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 고민하고 직접 제안하는 시민 전문가로 성장한 것이다.
이는 시민이 공공 공간의 단순한 이용자를 넘어, 지역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내가 만든 글꼴과 패턴, 내가 들려준 이야기가 ‘영등포의 얼굴’이 되다
시민은 도시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을 넘어, 도시의 시각적 정체성을 직접 만들어가기도 했다.
‘영등포 시민 브랜드’는 영등포에서의 경험과 이야기를 바탕으로 공통의 기억으로써 또 개인의 감각을 고도화하여 글꼴과 그래픽 패턴을 만들었다. 글꼴과 그래픽 패턴 80종의 결과물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로 제작되어 개인의 이야기가 도시의 시각적 자산으로 확장되었다. 이 결과물들은 홈페이지와 공공의 장소인 주민자치센터와 도서관에서 더 많은 시민들에게 공유되며 시민들은 생산자로서 효능감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찾아가는 인터뷰’ 역시 시민의 일상을 도시의 자산으로 기록해 온 사업이다. 2022년부터 약 350명의 영등포 시민을 만나 그들의 삶과 경험이 동네의 문화로 자연스럽게 스며든 이야기를 기록했다. 여의도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이웃의 문화, 대림동에서 발견한 새로운 장소의 의미처럼 특별해 보이지 않았던 일상의 이야기가 하나, 둘 모여 영등포만의 로컬 서사가 됐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하루였던 이야기는 영등포만의 문화적 주춧돌이 되고, 그렇게 축적된 시민의 기억은 도시 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되었다.
▲ 40만 시민의 일상이 만들어낸, 하나뿐인 도시 브랜드
2022년부터 이어진 문화도시 영등포의 여정은 도시의 겉모습을 바꾸는 것을 목표하지 않았다. 시민이 도시의 주인공으로 우리 동네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직접 디자인하며, 삶을 기록하는 과정 속에서 ‘영등포’라는 도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만들어 왔다.
‘YDP EDITION’. ‘도시수변 디자이너’, ‘나만의 브랜드 만들기’, ‘찾아가는 인터뷰’까지 각각의 사업은 서로 다른 모습이었지만, 그 중심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시민의 일상이 도시의 문화가 되고, 그 문화가 다시 영등포의 브랜드가 된다는 것이다.
문화도시 영등포가 만들어 온 진짜 브랜드는 특정한 로고나 상품이 아니다. 40만의 일상이 만들어낸 수많은 이야기과 경험, 그리고 내가 살고 머무는 이 도시에서 다양한 생각을 펼칠 수 있는 살기 좋은 곳을 만들어 보려는 참여의 과정 그 자체이다. ‘문화생산도시 영등포’의 출발점에는 거창하지 않은 한 사람의 일상이 있다. 당신의 평범한 하루가, 영등포에서는 도시의 이야기가 되고 브랜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