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좌석 리클라이닝·듀얼 리모컨 적용
유튜브·웹서핑·줌까지 활용 가능
에어서스펜션 기반 승차감 돋보여
정교한 조향·정숙성으로 주행 완성
메르세데스-벤츠 S 클래스는 흔히 '뒷좌석을 위한 차'로 통한다. 최고급 세단을 찾는 기업인과 고위 임원의 의전차로 오랜 기간 자리 잡으면서 직접 운전하기보다 뒷좌석에 앉는 차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 580 4MATIC Long을 직접 경험해보니 이 평가는 절반만 맞았다. 뒷좌석은 이동 중 휴식을 취하거나 업무를 이어갈 수 있을 만큼 편안했고, 운전대를 잡았을 때의 주행 감각도 예상 이상으로 뛰어났다.
지난 20일 강원 영월 일대에서 더 뉴 S 580을 시승했다. 시승에 앞서 살펴본 외관에서는 벤츠 특유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변화의 폭은 작지 않다. 벤츠는 차량 구성의 50% 이상에 해당하는 약 2700개 요소를 새로 개발하거나 재설계했다. 모델 역사상 처음으로 일루미네이티드 그릴을 적용하고 트윈 스타 디자인의 디지털 라이트와 새로운 스타 테일라이트를 더했다.
S 클래스의 진가는 뒷좌석에서 더욱 분명해졌다. 도어에 마련된 버튼으로 리클라이닝 기능을 작동시키자 앞좌석이 앞으로 움직이며 뒷좌석 공간을 확보했다. 동시에 다리 받침대가 올라오고 발을 올려놓을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성인 여성 기준으로 다리를 모두 뻗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여유로웠다.
뒷좌석 리모컨은 기존 1개에서 2개로 늘어나 탑승자가 각각 차량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리모컨으로 선블라인드를 열고 닫거나 실내등을 조절할 수 있으며 앞좌석 터치스크린도 조작할 수 있었다.
각 좌석 앞에 자리 잡은 디스플레이의 활용 범위도 넓었다. 유튜브 시청은 물론 네이버를 통한 웹서핑도 별다른 불편 없이 가능했다. 벤츠는 이 밖에도 웨이브와 플로, 멜론, SBS 고릴라 등 국내 이용자에게 익숙한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한다.
업무 공간으로서 활용도도 높였다. HDMI 연결을 지원해 노트북이나 태블릿의 화면을 차량 디스플레이와 연결할 수 있다. 줌(Zoom) 애플리케이션도 탑재돼 이동 중 화상회의를 이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뒷좌석 승객을 위한 헤드셋 2개가 제공돼 각자가 자신의 모니터에서 다른 콘텐츠를 보면서 개별적으로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벤츠가 S 클래스의 뒷좌석을 '이동하는 오피스'로 정의하는 이유를 체감할 수 있는 구성이다.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기자 S 580의 또 다른 매력이 드러났다. 뒷좌석 승객을 위한 차라는 기존 인상과 달리 직접 운전했을 때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았다.
S 580 4MATIC Long에는 V8 4.0ℓ 가솔린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537마력이다. 차체 길이가 5305mm에 달하는 대형 세단이지만 가속할 때 크기나 무게가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추월을 위해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 반응이 인상적이었다. 출력이 갑자기 몰리며 차체가 뒤로 크게 쏠리는 대신 속도를 자연스럽게 끌어올렸다. 빠른 차라기보다 힘을 굳이 과시하지 않아도 원하는 만큼 속도를 만들어내는 차에 가까웠다.
승차감 역시 S 클래스의 명성에 부합했다. S 580 4MATIC Long에는 각 바퀴의 감쇠력과 차고를 개별적으로 제어하는 E-액티브 바디 컨트롤이 적용된다. 최대 10도의 리어 액슬 스티어링도 탑재돼 큰 차체를 움직일 때의 부담을 줄였다.
노면의 굴곡을 지나갈 때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내면서도 차체가 필요 이상으로 출렁거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조향 감각이 좋았다. 안락함에만 초점을 맞춘 대형 세단에서 느껴지는 둔한 움직임보다는 운전자의 조작에 차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느낌이 강했다.
자동주차 기능은 큰 차체에서 오는 부담을 덜어줬다. 주차장에 진입한 뒤 후진기어를 넣자 주차 보조 기능이 활성화됐다. 화면에 표시된 주차 공간 가운데 원하는 칸을 선택하자 차량이 스스로 조향하며 주차를 시작했다. 별도로 개입하지 않아도 막힘 없이 주차 칸 안으로 차를 넣었다. 더 뉴 S 클래스에는 27개의 센서를 활용하는 MB.드라이브 어시스트가 적용되며 향상된 주차 어시스트와 360도 카메라 등이 저속 주행과 주차를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