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처, 식약처 질의에 "가능하다" 답변모자보건법을 개정하지 않은 상태라 하더라도, 임신중지 약물이 수입품목허가 요건을 갖췄다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를 허가해야 한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나왔다. 임신중지 약물 허가와 관련해 법적 구속력을 지닌 법령 해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식약처 관계자에 따르면 법제처는 ‘모자보건법 개정 전 임신중지 약물에 대한 수입품목허가가 가능한지’를 묻는 식약처 질의에 "임신중지 약물 수입품목허가가 모자보건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답변했다. 법제처는 임신중지 약물이 허가에 필요한 요건을 갖춘 경우, 식약처의 허가는 행정청 재량이 아닌 ‘기속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기속행위란 안전성·유효성 등 요건이 맞으면 반드시 해야 하는 행정 행위를 뜻한다.
법제처는 수입품목허가가 모자보건법 위반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현행 모자보건법 14조가 정한 임신중지 방법은 의사의 수술뿐이기 때문에, 약물 승인은 이 조항이 다루는 영역이 아니라는 논리다. 안전성이 확인된 약을 막는 건 '모성 건강권 보호'라는 입법 목적에도 맞지 않는다고 봤다.
앞서 헌법재판소가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 관련 조항은 효력을 잃었지만, 후속 입법은 7년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임신중지 약물 도입을 국정과제로 내걸고도 지난 1년 가까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상태다.
이번 법제처 유권해석을 계기로 식약처의 허가 심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식약처에는 현대약품의 미프지미소(미프진) 품목허가 심사가 접수돼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관계 부처와 국무조정실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