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개국 1만1176명 참가, 내달 3일까지 34개 종목
인기 걸그룹 아이브 등 출연 개회식 축하콘서트 열려
최고령 태국 잔프람부터 '몬주익 영웅' 황영조 등 출전
K팝·전통문화·뷰티 등 부대행사·체험 프로그램 다채"Hello, Daegu!"
21일 오후 6시 30분 대구 수성구 삼덕동 대구스타디움. 천둥과 번개, 오락가락하는 빗줄기도 선수들의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형형색색의 유니폼을 입고 자국 국기를 든 선수들이 퍼레이드를 벌이며 경기장에 들어섰다. 선수들의 표정은 여느 국제 엘리트 스포츠대회와는 달랐다. 옆에 선 다른 나라 선수와 대화를 나누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개회식을 즐기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아프라카 알제리 선수단을 시작으로 각 나라 선수단이 국기을 앞세워 차례로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박수와 환호 소리가 터져 나왔다. 자신의 나라가 호명되자 두 팔을 번쩍 들거나 국기를 힘껏 흔들며 화답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개최국인 대한민국 선수단은 가장 마지막으로 입장했다. 태극기를 앞세운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에서는 한층 큰 박수가 쏟아졌다.
세계 육상 아마추어들의 축제인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WMAC Daegu 2026)'가 이날 개회식을 시작으로 22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13일 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106개국 선수와 동반자 등 1만1,176명이 참가한다.
추경호(대구시장) 대회 조직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오늘 열정과 도전의 도시 대구에서 2026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의 힘찬 막이 올랐다"며 "대구는 세계마스터즈육상 역사상 실내외 대회를 모두 개최한 최초의 도시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역사적인 순간을 여러분과 함께 하게 된 것에 대해 240만 대구시민을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마깃 정만 세계마스터즈육상연맹 회장은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온 경험과 역량을 갖춘 대구를 다시 찾게 돼 매우 기쁘다"며 "선수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장에서 기량을 펼치고, 새로운 우정과 소중한 추억을 쌓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회식은 선수단 입장과 환영사, 대회사, 개회 선언, 대회기 게양, 선수·심판 대표 선서 등 순으로 진행됐다. 대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표현한 대북 공연과 무용 공연 등도 무대에 올라 한국 전통의 매력을 선보였다.
공식 행사가 끝난 뒤에는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걸그룹 아이브를 비롯해 우주소녀 다영, 트로트 가수 김용빈과 손빈아·전유진·추혁진 등이 무대에 축하 콘서트가 이어졌다. 더윈드·서이브 등도 출연해 K팝과 트로트를 아우르는 공연을 선보였다. 객석을 채운 선수들과 시민들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거나 휴대폰을 들고 무대를 촬영하는 등 대회 첫날 밤을 즐겼다.
이번 대회 최고령 참가자는 올해 106세인 태국의 사왕 잔프람이다. 잔프람은 80세부터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해 97세 이후 마스터즈대회에 출전해왔다. 지금까지 대회에서 따낸 메달만 78개에 이른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원반던지기와 창던지기에 도전한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도 10㎞ 종목에 출전한다.
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는 만 35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생활체육인들의 국제 스포츠 축제다. 참가자들은 항공료와 숙박비, 참가비 등을 스스로 부담하고 대구를 찾았다. 순위와 메달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세계 각국의 생활체육인들과 교류하며 스포츠 자체를 즐기는 데 더 의미를 둔다.
22일부터 대구스타디움과 대구육상진흥센터 등에서는 100m와 200m, 400m 등 단거리와 장거리, 허들·릴레이, 높이뛰기·장대높이뛰기·멀리뛰기, 포환·원반·해머·창던지기, 로드레이스 등 트랙 17개, 필드 11개, 로드 6개 등 34개 종목이 펼쳐진다. 참가자들은 연령별 그룹으로 나뉘어 자신과 비슷한 세대 선수들과 실력을 겨룬다.
우사인 볼트가 출전한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한 대구는 2017년 마스터즈실내육상경기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실외 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까지 유치하면서 세게 유일 실내외 세계마스터즈 육상경기대회 개최 도시가 됐다.
조직위는 '대구에서 즐기는 세계 육상인의 여름휴가(Athletes’ Holiday in Daegu)'를 주제로 대구스타디움몰 칼라스퀘어와 대구스타디움 서편광장에서 다양한 부대행사를 마련했다. 또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경기장별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주요 시설의 안전관리 및 비상 대응체계를 유지하는 등 현장 운영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진기훈 조직위 사무총장은 "세계 각국에서 대구를 찾은 육상인들이 그동안 준비해 온 기량을 펼치는 본격적인 경기 일정이 시작됐다"며 "선수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자신의 기록과 한계에 도전할 수 있도록 대회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