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양자 소재인 양자점(quantum dot)을 기판 위에서 원하는 구조와 크기로 구현하는 제조기술 개발이 국내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개발된 기술은 향후 양자컴퓨터를 포함한 차세대 양자 장치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김종수 영남대 물리학과 교수팀이 집속이온빔(FIB) 기반 초정밀 반도체 나노구조 정렬 성장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26'에서 연구성과가 소개됐다.
양자점은 매우 작은 크기의 반도체 입자로 빛에너지와 전기에너지 변환의 교차점 역할을 한다. 크기, 모양, 성분 조성을 정밀하게 조절해 탄력적으로 다양한 특성을 구현할 수 있어 태양전지나 디스플레이 외에 양자컴퓨터의 큐비트(qubit) 등 양자소자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는다. 큐비트는 물질의 양자 상태를 활용한 정보처리 단위로 양자점을 포함해 초전도 전자회로, 원자, 이온 등 물리적 형태가 다양하다.
양자점 생산 방식은 인위적인 패턴 없이 합성하는 '자발 형성' 방식이 주류다. 고품질 소자 구현은 가능하지만 양자점의 생성 위치와 크기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이 한계다. 좋은 벽돌은 있지만 설계도대로 건축하는 기술이 부족한 셈이다. 복잡한 양자 회로 구현과 소자 대량 생산에 걸림돌이다.
연구팀은 공정을 두 단계로 구분해 고품질 양자 소자를 제작한다. 기술이 확보된 1단계에서는 미세 패턴을 깎는 집속이온빔으로 기판 표면에 미세한 구멍을 뚫고 양자점이 자라는 씨앗인 갈륨(Ga) 금속 액적(물방울)을 정확한 위치와 크기로 배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진공 상태에서 기판 위에 원자나 분자를 빔처럼 쏘아 쌓아 올리는 분자선박막증착(MBE) 장비와 연계해 처음 설계한 갈륨 배치에 따라 고순도 양자점을 대량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연구팀은 확보된 FIB 제어 데이터를 바탕으로 도입될 MBE 장비에서의 최적 성장 조건을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김 교수는 "기존 양자점 성장 방식의 낮은 수율 문제를 해결하고 큐비트 대량 생산과 고집적 회로 구현을 가능케 하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며 "실험실 수준에 머물던 양자 기술을 상용화 단계로 진입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차세대 양자 소자 분야에서 한국이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는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