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고령 산모들이 겪는 임신성 당뇨병이 새로운 위협으로 지목된다. 산모뿐 아니라 태아와 신생아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임신 24~28주에 산전 검사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조언이 나왔다.
20일 박세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국내 임신성 당뇨병의 증가 추세와 위험성, 대응법을 소개했다.
최근 당뇨병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연간 분만 수는 40만1435건에서 20만9822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임신성 당뇨병 진단 건수는 같은 기간 3만377명에서 2만6089명으로 감소했다. 분만 수 대비 임신성 당뇨병 비율은 7.6%에서 12.4%로 증가한 것이다.
만혼과 고령 임신이 임신성 당뇨병 비율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40세 이상 산모의 5명 중 1명은 임신성 당뇨병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박 교수는 "임신 중 태아에게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꾸준히 공급해야 하는데 태반에서 분비되는 여러 임신 관련 호르몬 영향으로 산모 몸은 인슐린이 잘 들지 않는 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혈당이 평소보다 올라간 후 혈당을 줄이는 호르몬인 인슐린 분비가 충분하지 못하면 임신성 당뇨병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고령 임신의 경우 임신 전부터 산모의 인슐린 저항성이 높거나 인슐린 분비 능력이 떨어질 수 있어 임신성 당뇨병 위험이 커진다.
임신성 당뇨병은 산모에게 전자간증, 임신성 고혈압질환, 양수 과다증, 난산 위험을 증가시킨다. 태아와 신생아에서는 거대아, 신생아 저혈당,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임신성 당뇨병 산모에서 태어난 자녀가 소아비만, 성인기 당뇨병 등 대사질환을 앓을 확률이 더 높다"고 밝혔다. 임신 중 혈당 관리가 임신 기간뿐 아니라 태아 건강과 대사 건강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임신성 당뇨병은 증상이 없어 임신 24주~28주에 산전 검사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임신성 당뇨병 진단 후에도 굶어서 혈당을 낮추는 것은 금물이다.
박 교수는 "태아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보장하면서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임신성 당뇨병 영양요법의 원칙"이라며 "저칼로리 식사나 과도한 탄수화물 제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분할 식사, 복합 탄수화물 중심의 식사, 중등도 유산소 운동이 임신성 당뇨병 개선에 도움이 된다. 출산 후에도 4주~12주 사이의 추적 검사가 권고된다.
박 교수는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는 여성은 이후 2형 당뇨병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기 때문에 장기 추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