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헹군 물을 분석해 확인한 입 속 미생물로 위암과 대장암을 1차 선별할 수 있는 진단 모델이 제안됐다.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소화기암을 진단하는 검사도구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지현 연세대 생명시스템대학 교수와 김태일 연세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구강 미생물이 위암, 대장암을 1차적으로 선별하는 검사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20일 국제학술지 '셀 호스트 & 마이크로브'에 발표했다.
우리 몸속에 사는 미생물 집단인 ‘마이크로바이옴’은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강 내 미생물은 장으로 유입돼 정착하고 장에서 번식하며 장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팀은 암 환자에서는 구강 미생물이 위장관에 도달하고 잔존하는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우선 구강 및 분변 샘플을 기증할 507명의 지원자를 모집했다. 건강한 사람 129명, 대사증후군·고혈압·고지혈증·제2형 당뇨병 등 대사질환 환자 215명, 위암 환자 77명, 대장암 환자 86명 등 507명에서 구강 및 분변 검체를 채취했다. 암 환자의 경우 암 치료가 시작되기 전 샘플을 수집했다.
그 다음 구강과 분변 속 미생물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나타내는 '구강-분변(MF) 지수'를 만들었다. 유전 정보를 읽는 기술인 ‘16s rRNA 유전자 시퀀싱’을 이용해 동일인의 구강 및 분변 샘플에서 같은 유전자 염기서열을 가진 미생물 변이가 얼마나 발견되는지 수치화한 지표다.
연구팀은 MF 지수가 암 환자와 건강한 사람을 구별하는 지표가 될 수 있는지 평가했다. 그 결과, 위암 및 대장암 환자는 건강한 대조군보다 MF 지수가 유의하게 높았다. 음주, 신체활동, 체질량지수(BMI)를 보정한 후에도 암 환자와 건강한 사람을 분별하는 지수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대변 검사보다 가글 검사가 암 환자를 더 잘 식별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대장암 검진을 할 때 쓰이는 대변 검사인 ‘분변잠혈검사’는 대변에 묻어 나온 피로 암을 진단한다. 초기 암이나 출혈이 없는 암은 놓치기 쉽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입을 헹군 물을 분석하는 가글 검사가 대변 검사보다 암 환자를 잘 찾아내는 높은 진단 민감도를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환자 입장에서 가글 검사는 대변 검사보다 접근이 용이하다는 이점도 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가글 검사가 암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들게 적용해 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또 미생물의 유전 정보를 폭넓게 읽는 기술인 ‘메타유전체 시퀀싱’을 이용해 구강 미생물의 종류와 변이를 분석하고, 장으로 간 구강 미생물이 암의 원인이 되는지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등의 연구도 수행한다는 목표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임상 적용 가능성이 확인된다면 다음 단계는 비침습 검사법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위장관이나 대장 내시경을 우선적으로 받아야 할 사람을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검사법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016/j.chom.2026.07.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