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마다 다른 암 유전자 특성에 맞춰 제작한 '개인 맞춤형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이 임상3상에서 흑색종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공개돼 의과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장밋빛 기대가 있는 만큼 실제 치료 현장에 적용하기까지 남은 과제도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환자마다 별도의 백신을 제작해야 하는 만큼 제작 기간을 줄이고 장기 생존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동시에 흑색종보다 치료가 어려운 다른 암종에서도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 다음 관문으로 꼽힌다.
2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개인 맞춤형 mRNA 암백신이 실제 치료 현장에 도입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제시했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머크가 개발한 개인 맞춤형 mRNA 암백신 '인티스메란'이 흑색종 환자 약 1137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3상 시험에서 암 재발 위험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쓰인 mRNA 기술을 암 치료에 적용한 사례로 개인 맞춤형 mRNA 암백신이 후기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티스메란은 암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 일반적인 백신과 달리 수술로 암을 제거한 뒤 남아 있을 수 있는 암세포를 면역계가 찾아 공격하도록 유도해 재발을 막는 치료용 백신이다.
기존 개인 맞춤형 암 치료는 환자의 암에서 특정 돌연변이를 찾고 그에 맞는 기존 치료제를 선택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흑색종 환자 약 절반에서 나타나는 'BRAF' 돌연변이를 확인한 뒤 'BRAF'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을 사용해 흑색종을 치료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이번 치료는 이미 존재하는 약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환자마다 종양의 돌연변이를 분석해 별도의 백신을 제작한다는 차이가 있다.
전문가들은 획기적인 성과라고 인정하면서도 실제 널리 사용되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고 제언했다. 세스 치섬 호주 퀸즐랜드대 생명공학·나노테크놀로지 부교수는 "핵심 과제는 제작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종양 조직을 채취하고 돌연변이를 분석한 뒤 환자에게 맞는 백신을 생산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진행 속도가 빠른 암 환자는 백신이 완성되기 전 상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임상 결과로 암의 재발 위험을 낮추는 효과는 입증됐지만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까지 늘리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도 과제로 남는다. 아드난 카탁 호주 피오나 스탠리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생존기간 연장 여부 확인을 위해 임상 참가자들을 장기간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흑색종을 넘어 다른 암에서도 같은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지도 살펴야 한다. 흑색종은 면역 치료에 비교적 잘 반응하는 암으로 알려져 있어 다른 암종에서도 같은 치료 효과가 재현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현재 모더나와 머크는 췌장암·위암·폐암을 대상으로 같은 개인 맞춤형 백신 치료 접근법을 시험 중이다. 독일 생명공학 기업 '바이오엔테크'도 대장암·췌장암·삼중음성유방암을 대상으로 관련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