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한국 퇴직연금개발원 대표 sisa@sisajournal.com]
자산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 인출 전략과 노후 생활비
국민연금·퇴직연금·금융자산을 결합해 평생 소득을 만든다

"내일의 일은 내일이 걱정하게 하라."
성경 마태복음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이 문장은 흔히 오늘에만 충실하라는 낙관적 위안으로 읽힌다. 하지만 필자는 이 문장을 전혀 다르게 해석한다. 이는 무책임한 긍정이 아니라,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인 '내일'을 인간이 유일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인 '시간'에 맡기라는 통찰에 가깝다. 다시 말해, 오늘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억지로 끌어안지 말고,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풀리도록 삶의 구조 자체를 설계하라는 조언이다.
필자는 연금의 본질을 바로 이 지점에서 찾고 싶다. 연금이란 미래의 불확실한 생존을 대비해 오늘의 일부를 떼어내, '시간'이라는 바다로 배 한 척을 띄워보내는 행위다. 배를 띄울 당시에는 그저 작은 화물 몇 상자를 실은 소박한 배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배가 시간의 바다 위에서 수많은 항구를 거치며 항해하는 동안, 우리가 실어보낸 가치는 다른 가치들과 끊임없이 교환되고, 복리라는 조류를 타며 증식된다.
긴 항해 끝에 노후라는 항구에 이르렀을 때, 그 배는 더 이상 빈 배가 아니다. 남은 생을 지탱해줄 보화로 가득 찬 배가 되어 돌아온다. 결국 연금의 본질은 '얼마를 모았는가'라는 결과에 있지 않다. 시간이 나를 위해 일하게 만드는 항로를 어떻게 설계했는가, 그리고 그 기다림의 시간을 어떻게 견뎌냈는가에 그 핵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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